복숭아 사랑 / 봉황 임정호
잎새달 복사꽃 흩날린 날
가슴에 품고 지낸 당신
고향 사랫길 산 내리 바람에
눈물비 맞으며 익어간 자식들
“어무이
우리 보리쌀 갖다 주고
복상이랑 바까 묵자
할매가 한 다라이 준다 카드라 응“
"그래 시장에 빛 좋은 놈은 못 사 먹여도
비바람에 떨어진 복숭아라도 한번 묵자"
한 개라도 더 얹어 오려는 당신의 애절함
썩은 부위 아픔으로 도려내고
껍질을 벗기고 벗겨 보지만
속에는 또 하나 주름이 아픔으로 나온다
당신의 작은 가슴
언제나 큰 사랑 흘려보내지만
안으로 뼛속 깊은 곳까지 배고픔의 앙금
부지깽이 장단에 눈물을 감추시든 어머니
한여름 뙤약볕 논바닥 갈라지면
당신 가슴은 아예 무너져 내리고
자식 입에 밥술 들어가는 것
내 논에 물들어 가는 것 보면
안 먹어도 배부르다 하시든 어머니
어찌합니까.
잘 익은 복숭아 하나 들고 보니
향기는 당신 품에서 나는 냄새인데
당신은 천상으로 날아가 버린 지금
눈물로 나에게 먹인 사랑이
이제 제가 당신을 대신합니다.
칠봉산 복숭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속살을 드러내다
담배를 끊으려다가 복숭아가 담배 독성에 좋다하여 담배 피고 복숭아 먹고 이리 하기로 했다
먼훗날 의학이 더 발달해 그게 아니었다 하면 나는 어떡하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속살, 돈 터치미 오직 입술만 허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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