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어쩌구 저쩌구

사는 이야기

칠봉인 2012. 9. 10. 00:29

9월7일 오후 5시경 조경수단지 밑에 제초작업을 한창 열내서 하고 있는데

밤나무 밑의 제초작업을 진두지휘 하시던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다 "재은아 토나오고 머리가 아프고 춥다

아무래도 병원에 가봐야겠다"

급히 올라가서 병원으로 가는 도중에 토를 하신다

갑자기 왜그러세요 하니

"점심때 복어를 먹었는데 그게 잘못됐나"

혜성병원에 도착하여 내과 진료를 받고 지하에가 엑스레를 찍고 심전도 검사를 하고, 피검사도 하고 또 하나뭐 더했는데 뭔지 모르겠다

속으로 무슨 검사를 이리도 많이 하노 웃긴다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여튼 검사를 위해 틀니를 빼고 보청기를 빼고 이거 잘 치워놓아라 하시기에 시계, 안경과 함께 까만 비닐봉지에 넣어 입원실내 개인 사물함에 넣었다

 

그런데 이게 뒤에 큰 사건으로 발전된다

날이 바뀌고 한번 더 바뀌어 때는 9월9일 일요일

 입원실에 계신 아부지로부터 오전7시경 전화가 걸려온다

"예 아부지 뭔 일이세요"

"보청기하고 틀니 어데 있노"

"까만 비닐 봉지에 넣어 사물함에 두었는데요"

"뭐라꼬 내가 잘치워두라 안하더나 그거 없어졌다 내가 그거 없으면 밥도 못먹고 다시 맞출려면 시간도 돈도 많이 드는데 우째그리 보관했노" 역정을 확 내신다

(속마음:아니 나는  언제 찿으실지 몰라 까만 비닐봉지에 넣어 병원 개인사물함에 두었는데 그러면 그게 보관 잘한거 아닌가 돈처럼 일반인이 가져 갈일도 없고) 어쩌거나 병실로 부리나게 달려가니 어라~ 병실이 바뀌었다

"아부지 왜 병실을 바꾸었어요"

"고향동네 형님이 뱀한테 물려 입원하러 왔는데 심심해서 같이 있게 그리 옮겨 달라고 했다"

"그라마 병실 옮기면서 없어졌네요"

"누가 짐을 옮겼나요"

"간호사가 옮겼지"

간호사에게 버린거 있나고 물으니 아니아니 나는 그대로 다 옮겼어요 한다

아버지 혹시 뭐 버린거 있어요

아버지 왈 까만 비닐봉지가 쓰레기 같아 버렸다 하신다 뛰웅~

 

이때부터 나의 고난이 시작되었다

벌써 각층의 병원쓰레기는 다 모여 3개의 큰백에 담겨 있었다

다행이  외부로는 아직 반출이 안되었다

틀니, 보청기 ,시계.안경 다합쳐 무려 기백만원이다

쓰레기 더미를 보는 순간 또다시 뛰웅~

우짜겠노 찿아야지 내가 오늘 무슨일을 한들 일당 기백이 나오랴~

오늘의 내인생은 수색작업에 올인 해야 한다

고무 장갑을 끼고 첫번째 쓰레기 봉투부터 거꾸로 쏟았다

냄새 쏴아~ 뒤지기 시작 하는데 온갖게 다 나온다 음료수깡통, 일회용 주사기, 륑게르 비닐봉지,대변딲은 휴지들

썩어가는 과일, 이름모를 약들, 그야말로 일반쓰레기+병원 고유쓰레기+ 음식쓰레기 일부= 나의 고난

종이박스를 깔고 앉아 고무장갑 낀 손으로 하나하나 수색대원처럼 비장하고 꼼꼼하게 작업을 시작했다

큰봉투 하나를 꼬박 1시간정도 수색 했건만 없다 에이쒸이~

다시담고 두번째  쓰레기 봉투를 쏟아 또 작업 여기도 없다

세번째 쓰레기 봉투를 쏟아 또 다시 작업 냄새만 진동하고 소득이 없다

말이 쓰레기 봉투지 병원용이라 초대형이다 "아이구 죽겠네"

텔렐렐레 전화가 온다 아버지시다

찿았나

"아니 지금 찿고 있습니다"

"꼭 찿아야 된다 그거 다시 맞추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 기간동안 나는 아무것도 먹지도 못한다"

아하~ 한숨쉬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고모가 오셨다

"뭐하노"  여차여차해서 보다시피 이짓하고 있다고 말하니 내가 함찿아 보께 하시더니

내가 찿아본 쓰레기 봉투를 고모가 또 쏟는다 나는 별기대 안하고 바깥공기를 쐬러 병원을 나왔다

 

1시간정도 흘렀을까

고모로 부터 전화가 왔다 " 틀니를 찿았다"

"딴거는?"  "좀 기다려봐라"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또 고모로부터 전화가 온다

"시계와 안경은 찿았는데 도저히 보청기는 못 찿겠다" 이러시면서 유능한 수색요원인 고모가 철수 해버린다

 

아하~ 아하~ 그것들이 나왔다는 것은 쓰레기 더미에 보청기도 있다는 말인데 요거이 너무 적어

어떤 봉지나 음식물에 묻혔나

아바지께 가서 그때 보청기 얼마 주셨는지 기억하고 있습니까

"몰라 정확히는 몰라도 백만원은 넘을끼라"

음~ 잠시 고민에 빠지다가 다시 가서 되 담겨져 있는 쓰레기 봉투를 쏟았다

이때의 기분은 나만 알리라

3차 수색에서는 고무장갑에 집게라는 최신형 장비(?)까지 동원하여  벌려보고. 두드려보고. 찍어보고 그안에 들어 있는 구겨진 종이컵까지 다열어보고 이잡듯이 뒤졌다 무려 2시간넘게 수색이 진행됐다

이와중에 지나가는 사람들 "거 뭐하세요"

 뻔한대답"뭐찿고 있습니다"

간호사 거든다

"아저씨 그거 깨끗하게 원 위치 해야 합니데이"

"예 알겠습니다"

 

무려 3차수색까지 했으나 잃어버린 보청기는 찿을수 없었다

정말 피곤하고 더럽고 고약한 하루를 마감했다

 

*오늘의 판결 : 중요한 것을 일반쓰레기 담는 것으로 많이 사용하는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노인네로 하여금 쓰레기로 오인하게 만든 농장주 책임50%

아무리 그래도 확인도 안 해보고 버리신 아버지 책임 50% 사자성어로 피장파장 즉 풀이하면 그아버지에 그아들

 

교훈: 중요한것은 색다른 것에 담아야 한다 눈에 확띄게 아니면 이게뭐지 하고 궁금증을 유발 할수 있는곳에 담든가

어느촌에서 쓰다남은 농약을 막걸리 통에 담아두어 인부가 막걸린줄 알고 마셨다가 큰사고가 났다는 뉴스가 생각난다

 

"당신이 대수롭찮게 한일이 여러사람 잡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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