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어쩌구 저쩌구

終至萬億兆

칠봉인 2013. 10. 31. 22:21

곧 벼락부자가 되겠는데  (終至萬億兆)

옹기장수가 옹기 한 짐을 지고 나무 밑에 쉬며

눈을 지긋이 감고 암산(暗算)을 하면서,

"한푼이 두푼이 되고, 두푼이 네푼 되고, 일전이 이전이 되며,

한짐이 두짐 되고, 한냥이 두냥이 될 것이다.

두냥이 넉냥이 되어서 차차 배(倍)가 되어,

마침내 만억조(萬億兆)에 달하게 되고,

재산이 이처럼 되면 장부가 처세하는데 어찌 아내가 없겠는가 ?

아내가 있은 후에는 어찌 첩이 없겠는가 ?


이렇게 한 후에 일처일첩(一妻一妾)은 대장부의 상사(常事)이니

처첩(妻妾)이 있은 후에 만약 서로 싸운다면 마땅히 이렇게

때려야 한다." 하고 지게작대기로 옹기그릇을 마구 때려 부순 후에

눈을 뜨고 생각하여 보니 한가지도 이루어진 것은 없고

옹기만 모두 깨어졌을 뿐만 아니라 지게까지 부셔졌고,

다만 옆에 서푼짜리 조그마한 동이 한 개가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것을 주워 가지고 가다가 길에서 소나기를 만나자

대장간에 들어가서 비를 피하면서 다시 암산하기를,

"이 서푼짜리 조그만 동이로 육푼을 받고, 육푼으로

그릇 두 개를 사서 일전 두푼을 받으면 차차 곱빼기가 되어서

그 수를 셀 수 없게 되겠지." 하고 머리를 끄덕거리며 의기양양 하는데,

그것 또한 그만 대장간 화로벽에 부딪쳐 깨어지고 말았다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