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작물/식량작물

[스크랩] 귀찮은 잡초 `피`, 황금작물로 거듭나다!

칠봉인 2018. 9. 23. 18:04

벼의 상극에서 벼의 대체곡물로 새롭게 탄생

 

 

논농사를 해본 사람더러 가장 귀찮은 잡초를 꼽으라면 누구나 주저없이 ‘피’를 들 것이다. 최근 그런 피가 충북 괴산군에서 식용작물인 잡곡으로 재배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군에 따르면 충북농업기술원 식량자원과 이윤상 박사가 개발한 식용 피 재배를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괴산군 칠성면 사평리에 기계이앙 육모상자 80여개에 피 못자리를 설치하고 다음 달 초 논에 이앙할 계획이다. 이 박사는 지난 1월 피 생산 예정지인 칠성면을 찾아 잡곡 피 생산에 따른 특강을 실시한 데 이어 이날 실시된 피 못자리 설치작업에도 참여했다.


지난해부터 72농가가 참여한 가운데 사평리 100㏊에 조, 수수, 기장 등 18품종의 웰빙 잡곡을 생산하는 특성화사업을 추진해온 괴산군은 10월께 생산될 잡곡 피를 '괴산잡곡'으로 브랜드화해 소비자단체에 소포장 납품키로 했으며 괴산잡곡 쇼핑몰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소비자들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피를 이용한 혼합곡이나 선식, 피주(술) 등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피는 현미보다 비타민 B1을 2배가량 더 함유하고 있어 쌀밥 등에 부족한 영양보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정한 피는 백미에 비해 칼슘과 인은 2배 이상, 철분은 3배 이상, 식이섬유는 4배 이상 많고 단백질 함량도 40% 가량 많으며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 등을 함유, 영양가 높은 잡곡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괴산군에서 피의 고급식용작물화가 추진되면서 피에 대한 선입관도 달라질 전망이다. 벼목 화본과의 한해살이 외떡잎식물인 피는 지금까지는 그저 잡초로 알려져 있을 뿐이며, ‘피죽도 못 먹는다’는 옛말에서 알 수 있듯이 구황작물 정도로 간주됐던 식물이다.


벼와 비슷한 피는 아시아가 원산지로 한국·인도·중국·일본·유럽·미국·아프리카 등에 서식하는데, 영양분이 쌀·보리에 떨어지지 않고 단백질·지방은 오히려 더 많지만, 소화율이 나쁘기 때문에 곡식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구황작물이나 사료로 재배된 것으로 보인다. 성질은 벼나 보리보다 더 강건하고 생육기간이 100∼120일로 짧은데다 환경적응성이 커서 산지나 척박한 땅에서도 잘 견디기 때문에 벼나 보리가 잘 안 되는 곳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황작물로서는 아주 유용했지만 곡물로는 크게 유용하지 않은 식물로 여겨졌다. 그래서 한국·인도·중국·일본·유럽 등지에서 일부 재배된 피는 밥에 섞어 먹거나 제분해서 떡·엿을 만들며 밀가루와 섞어서 빵을 만드는데 사용되었고, 된장의 원료나 소주의 양조에도 이용되었을 뿐이다.


다만 피짚이 부드럽고 영양가가 높아서 겨울에 가축사료로 중요한 역할을 했고, 특히 석회분이 많아서 말의 사료로 쓰면 연골증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말의 사료용으로 재배해왔다.


자생지가 냉수답 또는 냉수가 솟는 저습지의 밭에까지 광범위할 만큼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에 벼에는 치명적인 잡초가 되었고, 농부들이 피를 솎아내는데 피가 마르게 하는 식물로 각인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만 강했던 피의 인기가 되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건강식 붐이었다. 쌀에 비해 인기가 없던 보리가 건강곡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처럼 피 역시 그러한 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모색되면서 현재는 미국이나 아프리카에서도 일부 시험 재배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피가 보리 정도의 상대적 매력을 가진 잡곡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현미나 쌀을 능가하는 영양가라는 피의 전혀 새로운 매력을 통해 대체곡물로서의 가능성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이번 괴산군의 실험이 더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 하겠다.


출처 : 나 또한 너와 같이
글쓴이 : 여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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