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뱃사공
임진왜란이 일어나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風前燈火)같을 때였지요
남쪽에서부터 파죽지세(破竹之勢)로 북침해 들어오는 왜적들
도성인 한양을 비우고 선조는 의주로 파천(播遷)길에 올랐어요
그러면서 다급한 선조는 명나라에 구원병을 요청했지요
명나라에서는 구원병 파견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우선 현지 상황을 판단하기 위하여 심유경((沈惟敬)이라는 자를 파견했어요
그는 교활하고 야심적인 성격의 소유자로서
우리나라를 여러모로 괴롭혔던 인물이었지요
그가 막 압록강을 건너기 위하여 나룻배를 타려다 보니
뱃사공이 눈 하나가 상한 애꾸눈이었어요
심유경은 뱃사공을 보고 갑자기 손가락 하나를 쑥 내밀어 보였지요
그랬더니 뱃사공은 손가락 둘을 펴 보이는 것이었어요
그러자 심유경은 손가락 셋을 내밀었지요
뱃사공은 이번에는 주먹을 불끈쥐고 흔들었어요
그러자 심유경은 껄껄 웃으며 그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지요
강을 건너자 우리나라에서는
오성 이항복 대감이 통역과 함께 접견사로 대기하고 있었지요
심유경은 이항복에게 말했어요
"그대의 나라에는 인물이 많구려
일개 뱃사공까지도 놀라운 수준의 인물입디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내가 뱃사공을 보고 우주(宇宙)는 하나요 라고 그랬더니
뱃사공이 천(天)과 지(地)는 둘이요 하고 대답합디다.
그래서 천시(天時), 지리(地理), 인화(人和)의
- 삼요소는 근본을 이루는 것이라고 표시했더니
그는 그 세가지 요소의 정신은 모두가 하나요 라고 대답합디다.
일개 뱃사공까지도 그 정도이니 과연 조선은 군자의 나라라 아니 할수있겠소?
그런데 어찌하여 왜놈들에게 침탈을 당했을까? 하하하 " 하면서 비꼬는 것이었지요
이상하게 생각한 이항복은
다음날 그 뱃사공을 찾아 어떻게 그를 대했기에 그렇게 됐느냐고 물었어요
그러자 그 뱃사공의 대답은
"아 그놈은 아주 흉악하고 건방진 놈입니다.
그놈이 나를 보자마자 너 눈깔이 하나 이구나 라고 손가락 하나를 쑥 내밀기에
나도 본래는 너처럼 둘이었다 라고 손가락 둘을 내밀었지요
그런데 그놈이 네 누깔, 내 눈깔 합치면 셋이다 라고 손가락 셋을 내밀기에
그래서 내가 화가 나서 주먹을 내밀며 너 죽을래 했더니
껄껄 웃으며 물러서기에 가만 두었던 것입니다.
에이 고얀 떼놈 같으니라구 ..."
이 말을 들은 이 항복은 심유경의 사람 됨됨이를 알았지요
"지체높은 사람이 한낫 뱃사공의 애꾸눈을 보고도 놀리고 있구나" 하고
저런자가 명나라의 사신으로 왔으니 앞날이 캄캄 했지요
물론 심유경의 말대로 해석하면 좋은 이치 겠지만
뱃사공의 말을 들으니 이는 분명 놀리고 있었던 것이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심유경은 그후 우리나라를 많이 농락 했지요
그래요 세상이치란 사람마다 보는것이 다르고 생각하는 법이 다른것이지요
나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또 다른 사람은 저렇게 생각할수도 있지요
모든 사람이 똑 같이 생각할수는 없으므로 오해를 만들게 되기도 하지요
오해란 자기의 생각과 다르게 상대방이 이해를 못할때 생기는 불협화음이지요
오해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때 생길수 있지만
마음 밑바닥엔 서운함이 깔려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 하네요
문제는 오해가 상대방을 몰라서 생겼다면 풀면 그만이지만
서운함에서 오는 것이라면 상처가 된다 하지요
상처는 친하지 않은 사이에 받으면 기분 나쁜 정도로 끝나고 말겠지만
친한 사이일수록 빨리 풀지 않으면 더 깊어질수도 있어요
상대에게 서운함이 생기는 이유는
기대한 만큼 상대가 자기의 생각에 미치지 못했을때 생겨서
기대치가 큰 만큼 서운함도 커진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해는 친한 사이일수록 빨리 푸는것이 좋다 했어요
그런데 이런말도 있어요
'이해'란 가장 잘한 오해이고
'오해'란 가장 적나라한 이해다.
"너는 나를 이해하는구나"라는 말은 내가 원하는
- 내 모습으로 나를 잘 오해해준다는 뜻이며"
"너는 나를 오해하는구나"라는 말은 내가 보여주지 않고자 했던
- 내 속을 어떻게 그렇게 꿰뚫어 보았느냐"
하는 것이라 하는데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요?
-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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