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세상을 바꿔 보고자 했으나,
결국 지나친 청렴함이 주위 관료들의 미움을 사는 바람에
한갓진 시골마을로 좌천되고 말았다.
야망이 꺾인 샤오천은 실의에 빠져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보낼 뿐이었다.
어느 날 그는 산 속에 현자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현자는 눈을 감은 채 묵묵히 앉아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샤오천의 넋두리가 끝나자 현자는 그를 집 밖으로 데리고 나가
표주박으로 항아리 속의 물을 뜨며 말했다.
"이물은 어떤 모양인가 ?"
샤오천은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물이 무슨 모양이 있습니까 ?"
현자는 아무 말도 없이 물을 다시 잔에 부었다.
순간 샤오촌은 뭔가를 깨달은 듯 말했다.
"이제 알았어요, 물은 물잔의 모양을 하고 있군요."
그러나 현자는 아무런 대꾸조차 없이 그 물을 옆에 있는 화병에 부었다.
그러자 샤오천은 다시금 깨달음 듯 말했다.
"아, 알겠습니다. 물은 화병과 같은 모습이에요."
그러자 현자는 머리를 가로저으며 화병의 물을 모래 화분에 쏟아 부었다.
물은 모래 속으로 그대로 흡수되어 사라지고 말았다.
샤오천은 침묵 속에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때 현자가 모래 한 움큼을 움켜쥐면서 탄식했다.
"보게나, 물이 이미 사라지지 않았는가 ? 이것이 바로 인생이라네."
샤오천은 현자의 말을 되씹으며 사색에 잠겼다.
며칠이 지난 후 수심을 벗어 환해진 얼굴로 샤오천이 현자를 찾아왔다.
"선생님께서 제게 무엇을 가르쳐주려는지 이제 알겠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곳곳에는 그릇과 같이
인간은 물과 같이 어떤 사회에 소속되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결정됩니다.
그리고 일단 그 사회에 소속되는 순간 그 사회의 구성원으로 일체화되어
더 이상 변화할 수 없다는 말씀이실테지요 ?"
샤오천은 현자가 칭찬을 늘어놓을 것이라고 잔뜩 기대하며 말했다.
그런데 현자는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는 처마 아래 돌계단을 향해 다가가 돌계단의 움푹 팬 부분을
어루만지며 무심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비가 오면 빗방울이 처마를 타고 흘러내린다네.
그 빗방울로 말미암아 돌계단이 이렇게 움푹 파이고 말았어."
그제야 샤오천은 크게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제야 알겠어요.
사람은 일정한 규칙이 있는 사회에 소속되는 동시에 저 작은 빗방울처럼
자신이 소속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군요."
현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네 ! 빗방울로 돌을 뚫을 수 있다네."
인생은 물과 같다.
우리는 자신이 소속된 환경에 최선을 다해 적응하는 동시에
그 환경을 개선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꿈을 이룰 수 있다.
출처 : 나만의 작은공간(수락산곰)
글쓴이 : 수락산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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