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어쩌구 저쩌구

감상 하시옵소서~

칠봉인 2011. 8. 9. 18:03

회연초당에 쓰다                                                        한강 정구(鄭逑, 1543~1620)

변변찮은 산 앞에 자그마한 초당이라

동산 가득 매화 국화 해마다 늘어난다

게다가 구름 냇물 그림같이 꾸며주니

세상에서 내 생애 누구보다 호사로워

 

숙야재에서 가야산을 바라보며

전신의 참모습을 아니 내놓고

기묘한 한 꼭대기 살짝 드러내

조물주 숨은 뜻을 알겠고 말고

인간 행여 천기를 보게 할 수야

 

 

산봉우리 지는 달 시냇물에 어리는데

나 홀로 앉았을 제 밤기운 싸늘하다

여보게, 벗님네들 찾아올 생각 마소

짙은 구름 쌓인 눈에 오솔길 묻혔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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