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퇴비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겁도 없이 시도해봤어요..
재료는 한약 찌꺼기, 깻묵, 쌀겨..
주말농장 텃밭이라, 퇴비를 미리 만들어놓을 수가 없어서..
속성으로 발효시켜야 하니..
수퍼엔자임(발효 촉진제)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수퍼엔자임을 판매하는 한국유기농협회에 문의해보니..
탄소질 비료와 질소질 비료의 비율은 약 1:1 내지는 3:2..
60평의 경우, 퇴비 총량은 약 500Kg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이 정도 분량이면, 수퍼엔자임 반 봉지만 써도 되는데..
겨울철이니 한 봉지 다 쓰라고 하시더군요..
탄소질 비료 중..
한약 찌꺼기는 단골 한의원에서 무료로.. 약 200Kg..
쌀겨역시 한강천리번개 답사 갔을 때, 벼리사랑님께서 공짜로.. ㅎ
20Kg이라고 하시는데 더 될 것같고..
질소질 비료인 깻묵은..
이리저리 알아보고, 유류비까지 따져본 결과..
모란시장 기름집에서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50Kg짜리 1자루가 실제론 60Kg 정도..
1자루가 10,000원.. 3자루 샀으니까 30,000원..
수퍼엔자임 1봉지에 4,000원, 택배료 3,500원..
총 재료비 37,500원..
탄소질 약 220Kg에, 질소질 약 180Kg..
총 무게 약 400Kg..
수분함량이 70% 정도 돼야한다니, 물도 넣어줘야하고..
대충 500Kg이 될 것 같았습니다..
솔메님~~ 계산 맞지요???
주말농장 쥔장께선 후배 분들과 함께..
전투태세를 갖추고 기다리고 계셨어요.. ㅎ
그 무거운 짐들을 수레로 실어 날라주시고..
준비해놓으셨던 비닐깔개(속칭 갑바)위에..
모두모두 힘을 합해 깻묵 덩어리를 운반..
소형 자전거 바퀴만한 깻묵 덩어리를 펼쳐놓고..
망치로 깨기 시~작..
정말 확실하게 부숴 줬어용~~!!! 팍팍.. 파바박..
문 리버.. “오늘, 스트레스 해소 확실하네~~!!”
쥔장 후배분.. “사장님이 더 잘 해주셔야겠어요~” ㅋ
큰 함지박에, 깨부순 깻묵을 먼저 넣고..
그 위에, 단골 한의원에서 얻어온 한약 찌꺼기를 넣고..
갓 짜낸 찌꺼기라 그런지..
약재를 사시사철 찬물로 씻고, 또 씻어서 달여서 그런지..
때깔 좋고~ 향기 좋고~ 녹용도 보이고~~ ♪
그 위엔 쌀겨를, 그 위엔 수퍼엔자임을..
켜켜 뿌렸습니다..
문 리버.. “저.. 요소비료 안 넣어도 돼요?”
쥔장.. “깻묵이 이렇게 많으니까 괜찮아요..”
드디어, 함지박 한 가득 채우고..
꼼꼼하게.. 가장자리까지 뿌려주십니다..
쥔장.. “예전엔 발효제가 액체였는데, 요즘엔 가루로 나오네요..“
속으로.. ‘아~ 찌모겐이 액체인가??’
물을 넣어주고..
볏짚을 덮은 후..
물이 들어가지 못 하도록, 비닐을 씌웠습니다..
남은 재료를 다른 함지박에 똑같이..
깻묵 넣고..
다음엔 한약 찌꺼기.. 열심히, 열심히..
그 위에 쌀겨와 수퍼엔자임..
물을 뿌리고..
마지막 볏짚을 덮어줬습니다..
제가 일하는 중간 중간..
쥔장.. “사진 찍어드릴까요?”
문 리버.. “어휴, 됐어요~!!”
깻묵 나르랴, 망치질하랴, 삽질하랴, 사진 찍으랴..
장갑 끼었다가, 벗었다가..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다 끝났습니다..
“저.. 이렇게 하면 퇴비가 잘 될까요??”
“잘 될 거예요..
여름엔 3,4일이면 뜨끈뜨끈해지는데.. 요즘같은 날씨면..
열흘이면 그렇게 될 거예요..
나중에 곰팡이가 하얗게 피면, 느타리버섯 냄새가 나는데..
정말 예술이예요, 예술..”
“안 뒤집어줘도 돼요?”
“그릇에 담아놓았으니까 괜찮고..
내년 이른 봄에 밭 갈 때, 그때 뿌리고 갈면 돼요..”
내년엔 저희 힘으로 잘 만들 수 있을 것같구요..
열흘 후에 또 뵙기로 했습니다..
쥔장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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