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어쩌구 저쩌구

서원행사

칠봉인 2015. 9. 28. 10:45

2015년 9월27일 추석제사가 끝난후 가친이 나를 불러 말씀하시길

"오늘 저녁과 내일 새벽에 회연서원에서 각 문중에서 참석하는 제가 있으니 네가  가서 예법과 학식을 배무고 오너라"

"소자 일찍이 학문을 멀리하고 필마를 얻어타고 산야를 누비며 검무를 즐겨했었는데  어찌 지금에서야 학문을 하오리까"

"너는 어찌 양반가문에 태어나 무를 숭상하고 문을 멀리 하려느냐 당장 떠나지 못할까"

"소자 까만것은 글씨요 흰것은 종이라는 것만 아는지라 무의 길을 가게 하소서"

"이놈이 그렇게도 아비의 뜻을 모른단 말이냐 당장 떠나거라"

 

이리하야 지루하고도 어려운 길을 떠났다

나에게는 무보다 문의 길이 더 어럽다

아!  말을타고 창검을 휘두르며 바람을 가르고 싶어라

 

마지못해 복장을 하기는 했다마는...

 

 

 

 

 

 

한강 할아버지를 기리는 회연서원

여기서 학문과 예를 배워야 한다는데

지식은 티끌이고 무식은 태산이라

내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다가 오리라 

 

 

 

 

 

 

다른 사람을 지도자로 등극 시키고자 중론을 모으는 선비들

(웅성웅성)

내  티끌보다도 못한 예학을 갖췄거늘 어찌 유림의 지도자를 한단 말이오

(그냥 아무나 선출하고 술이나 빨리 마시고 싶다)

 

 

 

하문이 난해한지라 자리를 박차고 나온 나

마음엔 주루룩 주루룩  비만 내린다

나를 울리는 그대 이름은 유림 유림 유림

날 울려 놓고 가는 유림

 

 

 

 

 

이 술잔을 언제나 들이키는지 그거이 더 궁금하다

말 타고 가을 들판을 누비면 좋은데...

 

아무말이나 잡아타고 칠봉산 가서

술병 옆에 차고 시조나 읊어보리

 

 

 

 

굽이 굽이 산길 더듬어 칠봉산 찾아 가는 걸음/

푸른 행전 흰 버선에 칠봉마를 탔으니/

내 흥을 모른들 어떠리/

흥은 이미 칠봉 산속에 있는걸/

  

칠봉산 가는 산길에는 누우런 황금물결/

한 마장 두 마장 오리 십리 뻗쳐있고/

산길 끝난 칠봉산 언덕에는/

옛 시조만 나부끼네/

 

칠봉호 맑은 물에 조각배 띄우고서/     

어슬렁어슬렁 더디 저어 구름과 같이 놀다/

달 아래 취하여 돌아오니 /                

휘영청 밝은 달이 나를 반기네/    

 

년에도 열두 번을 둥그는 달이 건만/

한가위 칠봉산 달은 어이 저리 한결 더 둥그신고/

긴 바람 구름을 쓸어 가며/

티끌 한 점 없구나./

   

  가을 칠봉산 산 기슭에 안개비 부슬부슬/

낚시 드리우고 혼자 앉아 생각는제/

고기야 잡히겠냐마는/

내 고민은 낚으리라/

 

금강산이 아름답다 한들/

정이야 칠봉산만 같을 시고/

칠봉산에서 나오는 구름 무심한 듯 유심하여/

유유자적 떠도나니/

내 인생도 구름타고 유유자적 흘러가네/

  

 

갓 나온 새 밤들 돈짝을 포개 인 듯/

송이 벌려 품은 알밤 배 보다 더 크리니/

크다고 쓰일 곳 걱정마라/

만백성을 배 불리리/ 

 

칠봉산 산 기슭에 푸른 소나무 창 같이 늘어섰네/

사시로 바람결에 끊이 잖는 저 향기를/

연달아 심고 가꾸어/

온 농장에 풍기세/

 

바람은 굽이돌아 칠봉산에 오르고/

칠봉산 푸른 숲엔 가을빛 어리었네 /  

어디서 때 늦은 바람소리 /             

나의 귀를 여는고. /

             

 

 천길 칠봉산이 하늘에 닿았는데/

향기 쌓여 맑은 기운 누리에 가득하이/

산신님 광명과 비를 고루 내리사/

칠봉산에/

풍년들게 하소서/

 

 

보아라!

하늘높이 치솟는 꿈을

 

들어라!

젊은 가슴  힘찬 고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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