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어쩌구 저쩌구

남자끼리 놀면 재미없나

칠봉인 2013. 1. 9. 16:43

왜 어른들은 꼭 놀때 남자는 여자를 불러서 놀까 남자저거끼리 놀면 재미없나

난 아직 어려서 왜 그런지 모르겠다^^

뭔 좋은게 있나?

조선시대 양반이라면 자못 점잖고 근엄한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건 우리의 생각일 뿐이고, 그들 역시 인간인지라

놀고 마시기 좋아하기는 지금과 다를 바 없다.

어디 양반은 어떻게 놀았는가를 그림을 통해 알아보자.

 

그림1. 신윤복, 「연못가의 가야금」, 간송미술관 소장

신윤복(申潤福, 18세기 후반)의 「연못가의 가야금」

(그림1)에 등장하는 사람은 남자가 셋이고 기생이 셋인데,

남자들은 모두 지체 높은 양반들이다. 두 사람은 의관을

제대로 차려 입은, 요즘 말로 정장 차림이고 맨 왼쪽의 양반은

갓을 벗은 간편한 차림이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이 남자의

왼쪽에 정자관이 보일 것이다. 곧 이 남자는 갓이 아닌

정자관을 쓰고 있다가 옆에 벗어놓았다.

한편 서 있는 남자와 앉아 있는 두 사람은 도포 빛깔이 다르다.

이런 양반들의 도포용 비단은 주로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었다.

이 노란 갓끈의 재료는 호박(瑚珀)이다.

갓끈은 신분과 관품(官品)에 따라 재료를 달리한다.

이 중 호박으로 만든 갓끈은 당상관 이상만이 할 수 있었다.

또 양반들의 도포에 두른 띠를 보라. 자주색 붉은색 띠인데,

이 역시 당상관이 두를 수 있는 것이다.

즉 이 그림에 등장하는 양반은 당상관 이상의 고급관료인 것이다.

그림에 나오는 세 명의 여성은 모두 기생이다.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양반들, 특히 문반(文班)은 기방(妓房)에 드나들지 않는다.

만약 기녀와 놀고 싶으면 이렇게 기녀를 불러서 노는 것이다.

기녀는 남성들에게 성악과 기악, 그리고 춤을 제공했다.

성악으로는 가곡이나 시조, 십이가사(十二歌詞)를 불렀고,

기악으로는 가야금과 생황 등을 연주했다.

이제 기생을 살펴보자. 오른쪽에서 두 번째 담뱃대를 쥐고 있는 여자는

가리마를 쓰고 있다. 조선후기에 서울 기생은 내의원(內醫院)·혜민서(惠民署)의

의녀(醫女)와 공조(工曹)·상의원(尙衣院)의 침선비(針線婢)가 겸업하는데,

내의원 의녀는 검은 비단 가리마를, 혜민서 의녀와 공조·상의원의 침선비는

검은 베로 만든 가리마를 썼다고 한다.

다만 앞의 그림으로는 어느 쪽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그림2. 신윤복, 「검무」, 간송미술관 소장

이제 신윤복의 그림 중에서 널리 알려진 작품 「검무(劍舞)」(그림 2)를 보자.

왼쪽 중간에 갓끈을 단정히 매고 왼손에 부채를 쥔 사람이 연회의 주최자이다.

그렇지 않다면 표정이 이토록 당당할 리가 없다.

 그 바로 위에 무릎을 세우고 깍지를 끼고 있는 사람 역시 양반이며,

또 그 위에 갓을 쓰고 있는 앳된 얼굴은 장가간 지 얼마 안 된 이 집안의 자제인 듯하다.

이 햇병아리 옆에는 기생 둘이 앉아 있고, 그 오른쪽에 초립을 쓴 장가가지 않은 젊은이가

앉아 있다. 이 사람들이 돗자리 위에 앉아 있는 것으로 보아, 연회의 주체인 듯하다.

맨 오른쪽에 담뱃대를 들고 서 있는 관(冠)을 쓰지 않은 아이는 상노다.

검무는 두 여자가 군복에 전립을 쓰고 칼 두 자루를 들고 추는 춤이다.

검무를 추고 있는 기생 둘의 모습은, 옷깃이 휘날리는 모습 등이

아주 동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더욱이 이 둘의 복색은 색채가 선명하게 대조된다.

왼쪽은 옥색 전립, 노란색 저고리, 붉은 치마인데 오른쪽은 흑색 전립, 약간 옅은

녹색 저고리, 옥색 치마이다. 요즘 검무는 칼과 손잡이가 분리되어 있으나,

이 그림을 보면 칼과 손잡이가 붙어 있다.

집에서, 혹은 실내에서 노는 것이 갑갑하다면, 밖으로 나갈 수도 있다.

신윤복의 「뱃놀이」(그림 3)은 강에 배를 띄우고 노는 것을 그린 것이다.

 

그림3. 신윤복, 「뱃놀이」, 간송미술관 소장

아래쪽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맨 왼쪽의 한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 악공이다.

전부 6명인데 맨 왼쪽은 해금, 그 오른쪽 두 사람은 자세를 보아 피리를 불고 있는 듯하고,

그 다음은 순서대로 젓대·장고·북이다. 이 악공들은 기생과 한 팀을 이루었을 것이다.

악공과 기생은 보통 한 팀이 되어 영업을 하였다.

만약 집에서 노는 것이 지루하고 갑갑하게 여겨진다면 야외로 나갈 수도 있다.

신윤복의 「뱃놀이」(그림 3)은 강에서 배를 띄우고 뱃놀이 하는 것을 그린 것이다.

맨 왼쪽에 삿대를 잡고 있는 사람은 사공이고, 중간에 젓대를 불고 있는 총각은

양반가에 음악을 훈련시킨 악노(樂奴)로 짐작된다. 세 여자는 모두 기생이다.

앞에서 본 그림과 다를 것 없이 집밖으로 나와도

양반들의 유흥에는 기생이 없을 수 없었던 것이다.

기생을 동반하여 노는 것이야말로 조선시대 양반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던 셈이다

'기타 > 어쩌구 저쩌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이길 수 없나  (0) 2013.01.09
생각해보자  (0) 2013.01.09
주차의 달인  (0) 2013.01.07
한국은 정말 무서운 나라다  (0) 2013.01.06
어이! 그만해라  (0) 2013.01.04